♡아이와 함께
첫 전철을 타본다.
우리집 승용차 외에는
다른 탈 것을 거부하는 중
지하철- 비행기- 버스 등등
다양한 탈 것을
이제는 책에서만이 아닌
직접 나와서 탑승해보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
마침 탈 것 책에서
온갖 열차류를 보고 흥미를 보여
쉽게 접근 가능하고 사람이 꽤 적은 시간대가 존재하는
9호선에 도전해본다.

예상에 맞아떨어지는
한산한 시간대에
편하게 앉아서 간다.
굉장히 좋아하는 손잡이.
집에서 만들 정도.
버스 손잡이를 재미있어하더니
지하철 손잡이도 잡고 싶어한다.

손잡이가 높이 위치해 키가 안 닿을 때는
좌석 옆의 기둥을 잡으라고 알려주었다.
두 겹의 문이 열리고 닫히고...
이 또한 매우 흥미로워한다.
지하철 메트로는 아이의 눈으로 보았을 때
재미난 요소가 많다.
급행열차로 중간에 갈아타보기도 하고
이쪽문이 열릴까 저쪽문이 열릴까
아이와 알아맞추어 가며
즐거운 지하철 여행
그리고...

어찌어찌 하다보니 왜 여기로 나왔는지
저 깊은 지하에서 지상을 목표로
어마어마한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무빙워크도 타고
퍽 먼 길을 어렵게 어렵게 나왔는데...(요금도 배로 찍음)
목표와 달리
김포공항 국내선이다.
분위기가 바로 옆 국제선에 비해 아주 밝고 활기차다.
국제선 쪽으로 가려고 노력했는데
꽤 거리가 떨어진 국내선으로 오게 되었다...
멘붕
나는 길치인데
아이까지 데리고 큰일이다.
이편 문으로 국립항공박물관이 보인다.
즉 국내선 쪽으로 나오면
'국립항공박물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다음 번에 이용하기로 하고...
저편 창밖 멀리 국제선 건물이 보인다.
넓은 땅을 건너가야 한다.
그러나 그냥 나갔다가 못 건너는 차도만 있으면
그 또한 문제다.
정신을 추스리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
지하철 입구쪽으로 간다.

한국 공항공사 교통약자 서비스.
이것이 기억이 났다.
예전에 친절하신 운전자분께서
탑승을 권유해주셔서 타본 적이 있다.
어떻게 어디에 문의하여 타는 지는 몰라
주위를 살펴보니
지하철- 공항 연결통로에
'교통약자 이동서비스'를 '예약' 하는 기계가 있었다.
간단히 휴대폰 번호 뒷자리를 입력하고
기다리면
앞 스케줄로 운행하던 전동카트가 온다.
마침 카트가 사람들을 태우고 들어오고 있어
기계붙들고 연구하다 놓칠세라 얼른 다가갔다.

교통약자 이동서비스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무상제공이지만
단, 교통약자만 이용 할 수 있다.
교통약자란
노인, 장애인, 임산부, 영유아와 함께한 보호자 등이다.

이윽고 이전 승객들이 다 내리고
회차..

짐이 무거운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하는 듯 하다.
차의 뒷부분에
여행용 가방같은 큰 짐을 실을 수 있는 칸이 따로 있다.
운 좋게 운전석 옆에 앉을 수 있었다.
아이를 안고 탔다.
열린 구조이기에
옆쪽으로 사슬을 걸어 문 닫힘을 대신한다.

속도는 빠르지 않다.
무빙워크보다는 빠른 정도?
그래도 아이를 꼬옥 안아야 한다.
문이 없기에
기우뚱하면 떨어질 위험이 있다.
이 길을 어떻게 아이와 왔지 싶을 정도로
정말 길고도 먼 길이다.
이런 전동카트 서비스 덕분에
겨우 원래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배려 서비스에 감사하다.
이런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시킨 이들께 감사드린다.